비름은 다른 봄나물들이 억세져 먹기 힘들어지는 여름철에 오히려 왕성하게 자랍니다. 밭과 들, 공터 어디에서나 잘 자라고 특히, 밭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텃밭에서 비름은 뽑아도 뽑아도 다시 나오는 골칫거리 잡초 취급을 받습니다. 생명력이 강해서 뿌리를 깊이 내릴 뿐만 아니라 던져만 두어도 자란다고 할 만큼 뿌리를 잘 내리는 번식력이 강한 들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름은 잡초로 뽑아내 버리기에는 많이 아쉬운, 아주 맛있는 나물 재료입니다.
여름철에 비름나물만한 나물도 없습니다. 향이 없는 데다가 맛이 순하며 달고 부드러워 어떤 요리와도 잘 어울리는 나물입니다. 어린 순을 잘라서 살짝 데친 후 고추장, 된장 등 양념을 해서 나물반찬을 만들어 먹습니다. 나물반찬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비름나물은 먹을 만큼 누구나 좋아하는 맛입니다. 시금치처럼 국이나 반찬 등 각종 요리에 두루 잘 어울립니다. 또, 비름은 풍부한 영양성분을 가지고 있어서,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고루 들어있을 뿐 아니라, 칼슘과 철분은 시금치보다도 많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장수나물이라고 불릴 만큼 좋은 영양분을 가지고 있으며, 해열, 해독 등의 기능도 있어 약용으로 이용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비름을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농가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종묘사에서 비름 씨앗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1. 비름 재배에 적합한 재배환경
1) 원산지, 품종
비름의 원산지는 인도이고, 비름과 한해살이 작물입니다. 우리나라의 비름 주산지는 양평 개군면이 손꼽힙니다. 양평 개군면에서 생산하는 비름이 전체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비름은 전문재배 농가가 아니더라도 밭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고, 전국적으로 고루 분포하고 있습니다. 비름의 종류로는 참비름, 개비름, 쇠비름, 털비름 등이 있습니다. 참비름, 개비름을 많이 먹는데, 참비름은 줄기와 잎이 매끈한 반면에, 개비름은 줄기와 잎에 털이 있고 조금 더 크게 자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마트에서 주로 보는 비름의 종류는 참비름입니다.
2) 비름 재배에 적합한 온도, 햇빛, 수분, 토양
비름은 고온 다습한 환경을 좋아합니다. 해가 잘 들고, 보수력이 있는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랍니다. 뿌리를 깊게 내리며, 건조에도 잘 견딥니다. 거름이 많은 곳을 좋아합니다.
3) 파종시기와 수확시기
노지 파종: 4월 중순-7월 초순/ 노지 수확: 5월 중순-10월
비름은 씨앗으로 번식합니다. 파종은 언제해도 발아율이 좋은 편이지만, 발아율을 높이려면 땅 온도가 충분히 올라간 4월 중순 이후에 파종하고, 파종 후 물을 충분히 주면 대개 5-7일이면 싹이 올라옵니다.
텃밭에서는 따로 파종하지 않고, 텃밭 주위에서 자생하는 비름 몇 뿌리를 모아서 옮겨 심어두어도 자연스럽게 씨가 떨어지면서 비름밭이 만들어집니다. 참비름은 줄기에서 곁순이 계속 새로 나오며 자라기 때문에, 줄기를 잘라주면 더 무성하게 자랍니다. 7월부터 꽃을 피우는데, 꽃을 피우는 시기가 오면 수확하지 말고 씨를 맺도록해서 자연 번식합니다.
2. 비름 재배에서 주의할 점
1) 텃밭에서 떨어진 곳에 자리잡기
비름은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주위로 넓게 퍼지며 빠르게 번식합니다. 뿌리를 길고 깊게 뻗어서 뽑아내도 뿌리 일부가 땅 속에 남아있기가 쉬운데요. 뿌리 일부만 남아 있어도 다시 자라기 때문에 한 번에 제거하기가 힘듭니다. 다른 작물 가까이에 심으면, 비름이라는 잡초와 내내 씨름하면서 농사일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비름 씨앗이 다른 밭에 떨어지지 않도록 되도록이면 다른 작물을 심은 밭이랑과 떨어진 곳에 비름밭을 따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2) 제초하기
비름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자라는 편이긴 하지만, 햇빛을 가리는 주변 잡초들은 틈틈이 제초해 주면 좋습니다. 비름은 잎이 작아서, 잎이 무성한 다른 들풀들이 종종 비름 밭에 자리잡는데, 햇빛을 가릴뿐아니라 양분도 빼앗기기 때문에 비름을 재배하는 동안 몇 자례 제초해주면 생육이 좋아집니다.
3) 비름을 풍성하게 수확하는 방법
비름을 풍성하게 수확하고 싶다면, 따뜻한 온도와 햇빛, 수분, 거름을 충분히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비닐하우스재배를 많이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수분공급과 거름을 충분히 주면 성장이 좋아집니다. 파종 후 잎이 2개 이상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물과 함께 웃거름을 15일 간격으로 2차례 주는데, 수확 후에도 물과 함께 웃거름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여름철 고온과 다습이 계속될 때는 통풍에 신경을 써주어야 잎이 타버리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3. 비름 수확시기, 방법
비름재배 농가에서는 하우스 재배를 하기 때문에 3-4월부터 비름을 출시할 수 있지만, 노지에서는 5월 중순까지는 기다려야 수확할 만큼 자랍니다. 키가 20cm 정도 자라면 뿌리 쪽 밑동을 일부 남겨두고, 어린 줄기를 잘라서 수확합니다. 수확할 때는 싹눈을 남겨두고 자르는데, 수확하고 나면 싹눈에서 곁순이 나오면서 더 풍성하게 다시 자랍니다. 한여름에는 보름에 한번 정도 수확할 정도로 잘 자랍니다. 비옥한 밭에서는 한 해에 3-4회까지도 수확할 수 있습니다.
꽃이 피기 전인 5-6월에 수확하는 어린 줄기가 가장 맛이 좋습니다. 7월 이후로 꽃이 피기 시작한 비름은 줄기가 굵고 단단해집니다. 이 시기부터는 위쪽 어린순 부분만 따면서, 가을까지 조금 더 수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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